마가목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치유의숲~도토리가 떨어진 숲 감천고개 너머로 산들바람 불어올 때면 어린 시절의 만날고개 숲길은 갈 곳 없는 산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곤 했습니다. 우르르 몰려다니다가 버려진 나뭇가지 하나 주워, 보물이라도 발견할 듯 하릴없이 수풀을 휘저으면 풀잎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도토리 몇 알에 어린 가슴이 콩콩거렸지요. 저녁놀이 감천골에 걸릴 때쯤이면 어느 듯 깃 낡은 내 주머니는 다람쥐 볼처럼 볼록해집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빨라지고, “아이고, 이렇게 많이 줏었구나.”하는 어머니의 다정한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을 맴돕니다. 가을이 오는 숲 어린 눈에도 가을산 위에 걸쳐진 하늘은 왜 그다지도 푸르던 지요. 산모퉁이 돌아 나온 산들바람이 귓불을 스치면 땀에 젖은 겨드랑이는 뽀송뽀송해집니다. 잎사귀 사이로 스치는 바람소리가 커지기 시작..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