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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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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숲~어미나무의 숲 차가운 바람이 어깨를 옴츠리게 합니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후 폐가처럼 변해버린 허전한 마음은 스스로 고아가 되었음을 알게 해 줍니다..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베란다를 바라보며 잠시 옛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어느 마을이나 오래된 나무 한그루 없는 곳이 없듯, 내가 살던 산동네 언덕 숲에도 큰 상수리나무 한그루 서 있었습니다. 늘 그랬듯이 그 나무 아래 서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마치 어머니 곁에 기댄 듯, 나무 아래에 서면 즐거웠던 유년시절이 생각났기 때문일 겁니다. 그저 평범한 나무 한 그루이지만,,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뭔가를 그 나무는 알고 있는 듯합니다. 나무의 언어 상수리나무도 이제 묵묵히 겨울을 준비합니다. 떠들지 않고 말없이 나무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습니다. 나무들과의 대화..
치유의 숲~숲에서 나는 냄새 마음의 여유를 찾으러, 그림에 문외한인 나도 가끔은 전람회를 가곤 합니다. 느린 걸음으로 바라보는 그림에서 뭔지 모르는 평온함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겸재 정선의 ‘마앵청상도’를 감상하며, 그림 속의 노인의 미소와 봄기운이 어우러진 여백이 돋보였습니다. 선과 색이 화려한 서양화에 견주어 동양화의 간결한 곡선과 여백이 탁월했지요. 뭔가를 더하는 욕심보다 뺌과 비움의 여유가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숲을 채우는 것들 우리의 삶에도 동양화의 여백이 필요하듯 나무로 가득 차있는 숲은 빈 공간이 많습니다. 숲은 빈 공간을 무엇으로 채울까요? 햇빛이 그 공간을 가득 채우기도 하지만, 숲은 지난가을에 떨어진 낙엽과 이파리 부스러기가 썩은 흙냄새와 숲 바닥에서 올라오는 풋풋한 풀냄새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