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꽃|생명의 숲 회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연일 비가 내리다가 날이 반짝 맑아졌습니다.
무거운 구름 걷히고 뽀송뽀송 하얀 뭉게구름이 나무들 사이에 내려앉아있습니다. 상수리나무와 자귀나무 사이로 이글거리며 산마루로 해가 넘어가고 긴 여운 남기며 빛나는 풍광이 장관입니다. 바람도 상쾌하게 불어 장마로 빗물에 지쳐있던 나뭇잎들이 몸을 말리듯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에 기분이 좋습니다.
얼마 전 새롭게 조성된 공원에 우리 시를 대표하는 대추나무와 석류나무가 심어져, 새로운 터에 적응하느라 열매를 무겁게 달고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나무는 살아가기 힘들어지면 자신의 에너지를 최대한 모아 자손을 남기기 위해 열매부터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걸 식물 공부를 하고 알게 되었고, 열매를 많이 매달고 있는 나무를 보면 안쓰럽고 더 마음이 가서 응원을 보내게 됩니다.
공원길 옆으로 여름을 대표하는 무궁화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한 나무에 여러 꽃송이가 번갈아 꽃을 피우고 지고 반복해서 100여 일 동안 꽃을 볼 수 있어 무궁화(無窮花)라고 하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20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 70여 종의 무궁화가 있습니다.
“Hibiscus”와 “Rose of Sharon”이라는 영어이름은 이집트의 Hibis 여신을 닮은 아름다운 꽃이란 의미와 신의 축복을 받은 비옥한 Sharon 평야에 장미꽃처럼 아름답게 핀 꽃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무궁화는 수술과 암술이 합쳐진 꽃의 중심 주위가 붉은색을 띄는데 이것을 단심(丹心)이라 부르며, 꽃잎 색깔에 따라 홍단심(紅丹心), 백단심(白丹心), 청단심(靑丹心)이라고 부르는 ‘단심계’와 단심 없이 하얀 꽃잎을 가진 ‘배달계', 흰색과 분홍색 두 가지 색으로 나타나는 것을‘아사달계'라고 부릅니다.
“일편단심”이란 꽃말을 가진 무궁화는 꽃을 제외하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로 꽃은 기품과 우아함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다양한 문양과 애국가, 치료약, 음식의 재료, 화장품, 아이들의 놀이소재 등 그 쓰임이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무궁화는 하나의 꽃잎 끝이 다섯 갈래로 갈라져 이른 아침부터 환하게 피어나기 시작하여 영광스럽게 하루를 시작하고, 뜨거운 태양아래 반짝이다 갈라진 꽃잎이 한데 뭉쳐져 아름답게 하루의 삶을 정리합니다. 그 모습에서 어려운 일이 닥치면 넘어지고 부딪히고 설움 받아도 포기하지 않고 마음 하나로 모아 어려움을 헤져나가는 우리의 민족성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조상들은 그 꽃에 시름을 묻어 버리기도 하고 원기를 찾아 힘을 내기도 했을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환경적으로 어려운 이 때 부디 피고지고 지치지 않는 무궁화처럼 삶의 고단함을 모두 저 꽃에 묻어 힘을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생명숲'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경남생명의숲 10월 소식 (0) | 2020.11.06 |
|---|---|
| 경남생명의 숲 9월 소식 (0) | 2020.09.11 |
| 경남생명의숲 7월 소식 (0) | 2020.08.10 |
| 경남생명의숲 6월 소식 (0) | 2020.05.28 |
| 경남생명의숲 5월 소식 (0) | 2020.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