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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숲

경남생명의숲 5월 소식

경남생명의숲 5월호 소식지.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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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생명의숲 회원 함박꽃>

숲에 가기 좋은 계절입니다.
얼마 전까지 솜털 무성했던 나무들마다 물이 올라 자신만의 매무새를 갖추고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처음 세상에 나온 어린나무도 보이, 그 위로 매화 모양, 병 모양, 구름 모양의 꽃나무, 작은 바람에도 노란 꽃가루를 멀리 보내기 위해 자신의 몸은 흔들어 대는 나무, 층층을 이루며 자신의 개성을 뽐내는 나무, 른 나무에 기대어 살아가는 나무도 보입니다.
한때 사람들에게 지쳐 동네 뒷산을 자주 찾았습니다. 그리고 길 가장자리에 하얗게 꽃피어 있는 나무를 보았습니다. 그 꽃 옆에 주저앉아 한참을 눈 맞춤하였습니다. 하얗게 피어있는 작은 꽃들이 같은 모습 하나 없이 달라서 신기했습니다. 그 다음 날도 숲길을 걸을 때면 숲 초입에 있던 그 나무에 눈을 맞추고 인사를 하다 그나무 이름이 궁금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식물을 잘 알고 있는 옆 지기에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단호하게 한 뼘이나 되는 도감을 던져주며 궁금하면 찾아보라고 합니다. 오기가 생겨 저녁밥도 차려 주지 않고 밤새 그 나무를 찾았고 그 나무 이름이 국수나무라는 것을 알았을 때 기쁨과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그 나무에 대해 궁금해서 더 찾아보니 줄기의 골속이 국수처럼 생겼다 하여국수나무라고 부르며, 공해가 심한 지역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며, 이른 봄 큰나무들이 자라 햇볕을 가리기 전 잎 먼저 나오고, 그 잎들이 입맛 돋우는 나물이 되고, 지가 처음 자랄 때는 적갈색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하얗게 변하고, 줄기와 잎을 이용해 붉은색을 물들일 때 매염제로 좋으며, 작은 새와 곤충의 서식지가 되어주는 나무라는 것을알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부터 숲길을 걸을 때면 국수나무에게 인사를 건네었고 그 뒤로 인사하는 나무들이 늘어갔습니다. 그리고 주절주절 나무마다 안부를 물으며 걷던 나는 세월 지나 나무의위대한 힘을 믿고 그들에게서 배운 지혜를 전하는 숲지기가 되었습니다.

오늘 숲길을 걸었습니까? 어떤 나무를 보았습니까? 자주 다니는 숲길에 인사를 건네는나무 하나쯤 정해두고 숲길을 오갈 때 안부를 전해보십시오. 그 속에서 당신의 마음은 따뜻해질 것이고 그 따뜻함이 사람들에게 전해져 세상 속에서 빛날 것입니다. 오늘 나무에게인사를 건네는 당신의 따뜻한 마음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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